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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윤리학의 주제

15. '좋음'과 다른 것들 사이의 보편적 관계를 주장하는 윤리적 판단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어떤 것이 그 자체로 좋다거나, 혹은 그 자체로 좋은 다른 무언가와 인과적 관계에 있다, 즉 '수..

15. 윤리학의 주제에 대해 우리가 내린 첫 번째 결론은, 무엇이 윤리학의 주제인지를 결정 짓는, 어떤 단순하고, 정의 불가능하고, 분석할 수 없는 사유의 대상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또 그것은 다른 사물들과 구분된다는 사실을, 우리가 명료하게 인식하는 한, 그 고유한 대상을 우리가 무엇이라고 부르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윤리적 판단의 징표(sign)라고 일반적으로 간주되는 말들은 모두 그것을 가리키며, 오직 그렇기 때문에 윤리적 판단의 표현으로 간주된다. 그런데 그런 말들은 좋음을 두 가지 상이한 방식으로 표현하는바, 우리가 윤리적 판단의 범위를 엄격하게 규정하려면 그 방식을 구분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 윤리적 개념들 중에는 정의 불가능한 개념이 있다고 논증하기에 앞서, 어떤 것이 좋다고 주장하는 참인 보편판단 전부를 열거하는 것이 윤리학에 필수적이라고 §4에서 주장했다. 하지만 참인 모든 보편판단이 내가 좋음이라 부르는 유일한 개념을 언급한대도, 그 판단들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좋음을 언급하는 것은 아니다. 그 판단들은 [좋음이라는] 유일한 속성이 그것에 대응하는 사물에 귀착되어 있다고, 또한 그[렇게 좋음이 속해 있는] 사물이, 좋다는 속성을 공유하는 다른 사물들의 필요조건이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두 가지 보편적인 윤리판단들은 그 본성이 아주 다른데, 일반적인 윤리적 고찰(speculation)에서 볼 수 있는 난점들은 바로 이 상이한 본성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했기 때문인 부분이 크다. 그 차이는 일상언어에서 수단으로서의 좋음좋음 그 자체’, ‘수단으로서의 가치본질적 가치라는 용어들 사이의 대조로 표현되어 왔다. 하지만 이 낱말들은 더 정확한 사례에 쓰일 때에만 올바른 사용인 경우가 흔한데, 표현이 지칭하는 개념들 사이의 차이가 탐구의 독립된 대상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 차이를 간략히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